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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 궁시렁/리뷰/♡ 좋은글

♡ 여자를 위하여







** 여자를 위하여 / 이 기철 **


너를 이 세상의 것이게 한 사람이 여자다. 너의 손가락이 다섯 개임을 처음으로 가르친 사람 너에게 숟가락질과 신발 신는 법을 가르친 사람이 여자다.
생애 동안 일만 번은 흰 종이 위에 써야 할 이 세상 오직 하나 뿐인 네 이름을 모음으로 가르친 사람 태어나 최초로 언어로, 어머니라고 네 불렀던 사람이 여자다.
네 청년이 되어 처음으로 세상에 패배한 뒤 술 취해 스러지며 그의 이름 부르거나 기차를 타고 밤 속을 달리며 전화를 걸 사람도 여자다.
그를 만나 비로소 너의 육체가 완성에 도달할 사람 그래서 종교와 윤리가 열 번 가르치고 열 번 반성케 한 성욕과 쾌락을 선물로 준 사람도 여자다.
그러나 어느 인생에도 황혼은 있어 네 걸어온 발자국 헤며 신발에 묻은 진흙을 털 때... 이미 윤기 잃은 네 가슴에 더운 손 얹어 줄 사람도 여자다.
너의 마지막 숨소리를 듣고 깨끗한 베옷을 마련할 사람 그 겸허하고 숭고한 이름인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