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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º 궁시렁/리뷰/♡ 좋은글

♡ 혼자 마시는 커피

 

 
-혼자 마시는 커피는-
 
 
하루의 멍을 푼 것 같은 고즈넉한 오후에
 
조금은 느슨한 마음에서
 
향긋한 바람을 타고 온
 
그대 냄새 짙게나는 날에는
 
농도에 맞춰 커피를 탑니다.
 
 

그리움을 데우는 포터에는 물이 끓고
 
삶의 내용이거니
 
영원히 함께할 갈색향기의 알갱이마다
 
  많은 이야기만 남아
 
 섞이고 싶은 목마름으로 견디는지요.
                            
   
             
  기호품에 중독이 된듯   
                            
공기 속으로 달아나는 수증기도 마시고
 
힌트를 얻듯
 
내가 알고 있는 시와 음악을 풀어
 
볼륨소리 맞춰진
 
그대의 향기를 섞어 마십니다.
 

 닳아 버린 지문같은
오랜 기다림의 촉감으로
 
자연스런 빛깔을 만들 줄 아는
 
잔의 테두리까지 뜨겁게 달구는
 
마시면 마실수록 비워지는 그대의
 
보이지 않은 잔이 더욱 커 보입니다.
 
 

  그 따끈한 원소로
 
  그대의 많은 형상을 옮겨 담아
 
 트인 창너머
데이지꽃 가득한 정원을 바라보며
 
카페인 같은 아지랑이 일면
 
가슴과 가슴이 포개질 때까지
 
질펀한 기다림의 눈빛이 되겠습니다.
 
 
 
글 / 湖夜 이춘효